결혼식 48일 전 |
2008/12/27 23:56 에 작성 |
결혼 준비 |
inureyes
함을 들고 처가될 집을 방문하였다.
...가 정상적인 이야기일텐데, 굉장히 웃기게 되었다.
나는 포항에서 대구 처가로 향하고, 서울에 있는 은진이가 함을 들고 내려왔다. 먼저 도착해 있었기 때문에 "신랑이 처가에서 함을 기다려서 신부에게 함을 받는" 상황이 되었다. 시끌시끌한 것도 그다지 좋지 않고, 거리도 멀기 때문에 따로 함받이 이벤트는 하지 않았다. 그래서 한복과 함께 간단한 예물과 혼서지를 들고 달랑달랑 대구에 도착.
장인어른 생일도 겹쳤기 때문에 처가쪽 친척 분들과 식사를 하였다. 스무명이 넘는 분들과 하나하나 인사를 하며 모두 외워보고 싶었지만, 인지능력의 한계로 불발에 그쳤다...
식당 밖에서 한 장.
저녁에는 은진의 대구 친구들과의 만남이 있었다. 그런데 너무 잘 먹어서 거의 뻗은 상태가 되어 저녁 식사 자리에서는 병자처럼 앉아 있다가, 나중에 볼링장을 갈 때 쯤에야 정신을 차렸다. 첫 인상 완전 망했다. ㅠㅅㅠ
결혼식 48일 전 |
2008/12/23 04:22 에 작성 |
결혼 준비 |
inureyes
네트워크 학회를 간 동안 집 수리 및 인테리어 공사가 끝났다는 연락을 받았다. 아파트 배정 이후 일주일 안에 퇴사를 해야 하기에 학교로 돌아가서 바로 이사하기로 결정하였다.
월요일 저녁 학회가 끝난 후 연구실 사람들과 학교로 돌아오니 오후 열 시 정도였다. 예전 기숙사 20동에서 기숙사 16동으로 이사했을 때 밤마다 이사해서 사흘 정도 걸린 것을 교훈삼아 새벽 내내 이사를 하면 완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였다.
짐을 싸고 있는 중에 준영 선배가 전화를 주셔서 도와주신다고 하셨다. 함께 나흘짜리 컨퍼런스를 다녀 온 것을 아는데 도와달라고 하기가 부담스러워서 괜찮다고 사양했는데 도와준다 도와준다 하시더니 화를 내셨다. “다음에 내가 이사할 때 힘들면 도와주면 되지!” 놀라서 엉겹결에 “그럼 도와주세요~” 하고 답을 하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주변에 있는 캐리어와 배낭들을 싹 빌려서 동명군과 종현이와 함께 이사를 도와주러 오셨다.
준영선배는 이사의 전문가였다. 앞방에 사는 재필이가 대여해 준 플라스틱 상자들에 책을 모두 담고, 나머지 물건들은 서랍 내용물째로 마치 포장이사마냥 싹 쓸어서 담아서 옮겼다. 공사 후의 아파트가 깨끗하지는 않기 때문에, 첫 짐을 나르고 재필이가 청소를 해 주고 나머지 사람들은 함께 짐을 날랐다. 포장 이사 형식으로 두 번 나르고, 연구중이던 재원이에게 연락하여 차로 박스를 두 번 날랐다. 그러니 금방 이사가 완료되었다. 사흘이 한시간 반이 되었다.
이사 뒷풀이를 하려고 했으나 시간이 너무 늦고, 컨퍼런스를 다녀온 사람, 아침에 수업이 있는 사람, 연구하다 내려온 사람들이라 다음을 기약하였다. 포장 이삿짐을 몽땅 마루에 쏟아 부었기에 정리하려면 시간이 꽤 걸리겠지만 이렇게 순식간에 짐을 옮긴 것 만으로도 일의 반 이상이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부담될까봐 부탁하지 않는 다는 것을 다르게 뒤집으면 서로 부담주는 관계가 되기 싫다는 의미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인생은 하루하루가 배움이라지만, 결혼은 그 자체만이 아니라 과정을 통해 많은 깨달음을 주고 있다.
결혼식 48일 전 |
2008/12/05 23:39 에 작성 |
결혼 준비 |
inureyes
결혼 사진 촬영용 드레스를 골랐다.
결혼 사진을 찍지 않으려고 했는데, 몇가지 이유로 찍게 되었다. 먼저 결혼한 사람들의 상반된 태도 -'찍어 봐야 절대 안 본다' 와 '나중에 친구들 이야기하면서 서운해하니 보험을 들어야 한다'- 를 고려한 결과 위험 관리의 측면에서 찍는 쪽이 이득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사람의 미래는 예측이 불가능하니까. (다른 말로 하면 주식대신 저축) 또한 스튜디오 촬영이라는게 궁금한 측면도 있고, 이후에 해 볼 것도 아니니 재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서울역에 도착하자 마자 바로 혜화동으로 향했다. 대구에서 장인어른 장모님 올라오셔서 함께 옷을 골랐다. 내 옷 고르는 시간은 총알같은데, 은진이 옷 고르는 시간은 오래 걸렸다. 두 벌 고르는데 몇 벌을 입어본걸까. 뭐, 그런 것이다.
드레스와 파티복 등을 모두 고른 후, 마포에 모시고 가서 (라고 쓰지만 사실 내가 업혀 간...) 호진님 의 소개로 알게 된 족발집에 가서 저녁 식사를 하고 집으로 돌아왔다.